굿의 종류
- 진굿: 집안의 큰 문제해결, 신내림 전후에 하는 큰굿. 바리데기, 제석신, 칠성신 등을 모십니다.
- 살풀이굿: 개인에게 낀 액운(살)을 제거하고 재수를 빌기 위한 굿입니다. 제석신, 처용신 등을 모십니다.
- 산신굿: 마을의 평안과 풍년, 가정의 번영을 산신령에게 기원합니다.
- 용왕굿: 바다의 안전과 풍어(豐漁)를 기원하는 굿으로, 주로 어촌이나 해녀들이 지냅니다. 용신을 모십니다.
- 칠성굿: 아이의 출산, 건강, 장수를 기원할 때 북두칠성을 관장하는 칠성신에게 빕니다.
- 신내림굿: 무당이 될 사람이 신을 정식으로 몸에 받는 입문 의례입니다.
- 고사굿: 사업의 번창이나 집터의 안녕을 위해 지내는 굿입니다. 산신, 제석신 등을 모십니다.
굿의 실제 절차 (7단계)
굿은 목적과 지역에 따라 다양하지만,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7단계 절차로 구성됩니다.
1. 초감제(初感祭) – 신을 부르는 의례
무당이 신을 초청하는 단계입니다. 북, 장구, 꽹과리 등 악기를 사용해 신의 기운을 불러들입니다. 바리데기, 제석신, 산신 등 굿의 목적에 맞는 주요 신격을 호명합니다.
2. 고사(告祀) – 제물 올리기
돼지머리, 떡, 술, 과일, 생선 등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신에게 올리고 예를 갖추며 굿의 목적을 설명합니다. 제물은 신과 인간의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.
3. 신내림(神降) – 신이 무당에게 내림
무당은 춤과 노래(무가)를 통해 무아지경(트랜스 상태)에 들어갑니다. 신이 무당의 몸에 들어와(강신), 신의 목소리로 말하거나 행동합니다. 이때 무당은 신의 대리자가 됩니다.
4. 문답(問答) – 신과의 대화
굿을 의뢰한 사람(재가집)이 신(무당)에게 질문을 합니다. 무당은 신의 목소리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(공수)을 내려줍니다. (병, 재물, 자손, 액운 등)
5. 살풀이(殺解) – 액운 제거
본격적으로 부정한 기운(살)을 씻어내는 핵심 의식입니다. 종이 인형, 부적, 물, 불 등을 활용하여 액운을 제거합니다. 처용신이나 제석신이 자주 등장합니다.
6. 복청(福請) – 복을 기원
액운을 내보낸 자리에 복을 불러들입니다. 칠성신, 산신, 용신 등에게 복을 청하며, 춤과 노래로 신을 즐겁게 하여 복을 받습니다. (풍년, 건강, 자손 번창 등)
7. 송신(送神) – 신을 돌려보냄
오셨던 신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고, 제물을 정리하며 신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냅니다. 무당은 신을 떠나보내며 의식을 마무리합니다. 굿의 끝은 공동체의 정화와 안정을 의미합니다.
무당의 신 모시는 방식 (강신무 vs 세습무)
무당은 신을 모시는 방식에 따라 크게 강신무와 세습무로 나뉩니다.
강신무 (降神巫) – 신내림을 받은 무당
주로 중부·서울·경기 지역에 많습니다. 신병(神病)이라는 원인 모를 아픔을 겪다가, 신내림굿을 통해 신을 몸에 받아 무당이 됩니다. 다양한 신격을 자유롭게 모시며, 굿의 예술성과 퍼포먼스가 강합니다.
세습무 (世襲巫) – 가문 대대로 무당
주로 남부·제주도·영남 지역에 많습니다. 신내림 없이, 가문을 통해 무당의 기술과 지식을 대대로 계승합니다. 특정 신격(예: 용신, 칠성신)을 중심으로 굿을 진행하며, 굿의 형식이 전통적이고 공동체 중심적입니다.
결론: 굿은 치유와 축복의 종합 예술
굿은 단순한 미신적 행위가 아니라, 한국인의 삶과 죽음, 자연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종합 문화 시스템입니다.
무당은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이며, 굿은 그 중재의 장입니다.
지역과 무당의 유형에 따라 굿의 형식과 내용은 달라지지만, 그 본질은 '치유', '소통', '정화', 그리고 '축복'에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