밤하늘의 별들은 고대부터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왔습니다. 고대 바빌로니아와 그리스인들은 태양이 지나는 길(황도, 黃道)을 12개의 구간으로 나누고, 그 구간에 있는 별 무리를 연결하여 동물이나 인물의 모습(12궁)을 상상했습니다.
12개의 별자리는 단순한 점성술의 도구를 넘어,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신들과 영웅, 괴물들의 이야기가 담긴 장대한 서사시입니다. 각 별자리는 고유한 신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, 그 이야기를 통해 별자리의 성격과 상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황금 양 크리소말로스
프릭스와 헬레 남매는 계모의 음모로 제물로 바쳐질 위기에 처했습니다. 이때 구원자로 등장한 황금 양이 그들을 태우고 하늘을 날아 도망쳤습니다. 헬레는 도중에 바다에 떨어졌지만, 프릭스는 살아남아 양을 제물로 바쳤고, 그 황금 털은 후에 ‘황금 양털’로 유명해졌습니다. 제우스는 이 양을 기려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제우스와 유로파
제우스는 페니키아 공주 유로파에게 반했습니다.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아름다운 흰 황소로 변신했고, 유로파가 그 등에 올라타자 바다를 건너 크레타 섬으로 데려갔습니다. 그 황소는 하늘에 올라 황소자리가 되었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카스토르와 폴룩스
이 형제는 서로 다른 아버지를 둔 이복 쌍둥이였습니다. 카스토르는 인간, 폴룩스는 신의 아들이었습니다. 형제가 죽자 폴룩스는 형과 함께 하늘에 오르기를 원했고, 제우스는 그들의 우애를 기려 하늘에 쌍둥이자리로 올려줬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헤라와 히드라
헤라클레스가 히드라와 싸울 때, 헤라는 게를 보내 그를 방해하려 했습니다. 하지만 게는 헤라클레스에게 밟혀 죽고 말았습니다. 헤라는 그 충성을 기려 하늘에 게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네메아의 사자
헤라클레스의 12과업 중 첫 번째는 죽지 않는 피부를 가진 네메아의 사자를 죽이는 것이었습니다. 그는 사자를 목 졸라 죽이고 그 가죽을 갑옷으로 삼았습니다. 이 사자는 하늘에 올라 사자자리가 되었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
세상이 타락하자 신들은 하늘로 떠났지만, 아스트라이아는 끝까지 인간 곁에 남았습니다. 결국 그녀도 떠나며 하늘에 처녀자리로 남게 되었습니다. 순수함과 정의를 상징합니다.
신화 속 상징: 정의의 저울
처녀자리와 함께 정의를 상징하는 저울입니다.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가 들고 있던 저울이 별자리가 되었고, 균형과 공정함을 나타냅니다.
신화 속 인물: 오리온과 전갈
사냥꾼 오리온이 모든 동물을 죽이겠다고 하자,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전갈을 보내 그를 죽였습니다. 오리온과 전갈은 각각 별자리가 되었고, 서로를 피해 하늘에서 마주치지 않도록 배치되었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켄타우로스 케이론
반은 인간, 반은 말인 케이론은 지혜로운 스승이었습니다. 불사의 존재였지만, 실수로 독화살에 맞아 고통받자 죽음을 원했고, 제우스는 그의 희생을 기려 하늘에 궁수자리로 올렸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판과 괴물 티폰
신 판은 괴물 티폰에게서 도망치다 반은 물고기, 반은 염소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. 그의 기지를 기려 제우스는 염소자리를 만들었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가니메데
트로이의 왕자 가니메데는 아름다움으로 제우스의 눈에 들어 올림푸스로 끌려가 신들의 술을 따르는 역할을 맡았습니다. 그의 모습은 물병자리로 하늘에 남았습니다.
신화 속 인물: 아프로디테와 에로스
괴물 티폰이 나타나자 아프로디테와 에로스는 물고기로 변해 도망쳤습니다. 그들이 서로를 끈으로 묶고 헤어지지 않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, 두 마리 물고기가 별자리가 되었습니다.
이처럼 12궁 별자리는 고대인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했던 위대한 신화와 모험의 기록입니다. 양의 용기(양자리), 제우스의 사랑(황소자리), 형제의 우애(쌍둥이자리) 등 각 별자리의 신화는 오늘날 서양 점성술에서 말하는 별자리별 성격의 근간이 되었습니다.
밤하늘을 올려다볼 때, 이 별자리들이 단순한 별의 집합이 아니라 신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임을 기억한다면 더욱 풍부하게 하늘을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.